권정화, 2005, History of geography, or geographers? 지리사상사 강의노트, 한울. 권정화의 지리사상사 노트에서 필요한 구절을 찾아보았다.
지리학의 역사는 지리학과라는 학과가 근대 학문으로 편입된 역사이기도 하다. 이전의 지리학이란 주로 지역을 기술하는데 주력했다면, 근대 이후 과학주의가 보편화되면서 지리학도 일대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독일은 비스마르크의 통일 이후 근대국가의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 지리학을 도입하게 된다. 독일은 어떻게?
(29) 빈번한 왕위계승전쟁과 다른 소규모 전쟁을 거치면서 국경선이 자꾸 바뀌니까 그 전까지 국가단위로 지역지리를 서술하던 사람들 사이에 혼란이 생겼던 겁니다. 예를 들어 알자스 로렌이 프랑스 영토라 생각해서 인구, 면적 등을 다 계산해 놓았는데, 전쟁 한 번 일어나고 나니까, 독일 영토라 해서 저쪽으로 빼야 되고 하는 겁니다.
부분의 합은 전체일까? 리터의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분의 합은 전체 이상이다. 고로 그 +알파를 찾는 것이 지리학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리터의 고민
(52) 리터가 고민했던 문제는 지리학이 하나의 학문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리터가 천명하는 이념이 총체성(Ganzheit)입니다. 지역성을 규명한다고 할 때 그 지역성이라는 것은 하나의 총체성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지역지리의 틀이란 대개 위치와 지형, 기후, 인구와 산업, 도시 등 지역에 대한 부분적 현상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이러한 현상들이 지역성이라고 하는 전체의 모습을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리터는 그런식으로 서술해서는 지역지리학이 학문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총체성은 무엇인가? 플러스 알파가 결국 신의 섭리라는 허무한 결론이 나온다. 부분의 합과 전체?
(53) 리터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전제 위에서 그 플러스 알파로 성립하는 총체성이 지역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항목별로 나열하는 지역지리를 넘어서야만 지리학이 하나의 학문으로서 정립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래서 총체성을 파악하지 못하면 지리학은 학문으로서 독자적 논리를 갖추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사실 근대 지리학은 플러슬 알파가 무엇이냐에 대해서 고민해 온 역사이기도 합니다. 즉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전체를 어떤 식으로 바라볼 것인지 그 문제에 대해서 논의해 온 역사이기도 합니다.지리학의 본질이라고 하기엔 너무 건너뛴 서술이다. 목적론(teleology) 사고는 결국 신을 요청하게 된다. What is geography for?
One should know geography in order to understand the God will.
(53) 리터에게 있어서 플러스 알파가 바로 신의 섭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다윈을 이해하는 것은 근대 학문의 거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윈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윈의 진화로는 곧 사회진화론으로 응용되었고, 사회진화론은 원래 의미와 상관없이 제국주의 전체주의와 결합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에서는 유길준, 윤치호 등의 지식인이 한국사회를 개조하기 위해서 적자생존형 사회진화론을 한국에 이식하려고 하였다. 다윈의 혁명?
마르크스는 다윈의 저작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다윈은 멜더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어쩌면 사회의 여러 세력들이 어떤 문제에 봉착해서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멜더스의 멜더스, 다윈, 마르크스인구론은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마르크스의 저작과 맞닿아 있다.
(74) 다윈은 생존경쟁이라는 매커니즘을 설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적자생존이 일어날까? 그걸 어떤 식으로 설명할까? 다윈은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맬더스의 인구론을 보면서 착상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생존경쟁이라는 말 자체를 맬더스의 인구론에서 도입해 왔습니다. 그래서 맬더스의 인구론과 다윈의 진화론은 거의 같은 시대적 배경, 같은 분위기,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맬더스의 인구론은 주어진 공간 안에 얼마나 많은 개체가 번식할 수 있는가를 문제로 삼지요. 그것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인구 조절을 해나가게 되지요. 다윈은 이 사고방식을 생존경쟁이라는 개념으로 도입해 적자생존으로 연결시키는 겁니다.
(89-90) 라첼은 생활공간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이란 그 생활공간의 자연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생활공간의 자연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생활공간을 더 넓힐 수도 있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존의 생활공간에서도 결국 철수하게 되는 거고 생활공간이 위축되는 겁니다....(중략)…문제는 더 극단적으로 나아간다는 점입니다. 독일민족은 당시의 좁은 영토만을 생활공간으로 하기에는 너무 위대한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 민족은 너무 위대해지고 그에 걸맞는 생활공간을 확보해야 되고, 곧 유럽 전체를 점령해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을 도출하는 겁니다.
(96) 라첼은 라이프치히 대학에 있엇습니다. 그 대학은 그렇게 지리학과 가 크거나 명성이 있는 곳은 아닙니다. 정작 라첼은 지리학자로서 제자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정작 지리학계 자체를 키워나가고 지리학자를 배출한 건 리히트 호펜입니다. 리히트호펜이 독일의 지리학자로서 유명했다면 라첼은 유럽 전체의, 지리학자 이상의 사회사상가로서 유명했습니다.
(97-98) 라첼의 생각이 왜 나치에 의해 도입되어 향토학이라고 하는 교과운동 차원으로 전개되었을까요?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에서는 이 향토학 운동의 선구자들이 다 향토학을 민속학과 동일한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독일과 일본이 제국주의적 정책과 영토확보를 위한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쟁에 나가는 젊은이들에게 호소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108) 진화론의 영향을 크게 받은 사람 중 하나가 영국의 게데스가 있습니다. 그는 생물학과를 나왔지만 도시 연구를 학문분야로 정립시킨 최초의 인물이자 진화론과 생물학적 사고방식을 도시연구에 도입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그가 쓴 대표작이 바로 ‘도시의 진화’(Cities in Evolution)d입니다.
(110) 미국에서 게대스의 연구를 받아들인 사람이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였습니다. 파크는 세게최초로 시카고 대학에 사회학과를 창설한 인물로서 그는 게데스 책을 읽고 이를 사회학 연구의 지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122) 테일러는 1950년대까지 환경결정론이야말로 지리학이라고 환경결정론을 끝까지 주장했던 최초의 인물입니다.
테일러는 자기 입장을 가리켜서 go-stop determination이라고 했는데 go-stop이라는 것은 신호등입니다. 그는 자기 입장을 신호등식 결정론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신호등은 차량의 방향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차량의 흐름, 교통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그처럼 사회란 어떤 집단이 발전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결정내리는 것이 아니라 , 발전의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빠르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137-138) 리히트호펜은 지형학의 개념구조를 처음 제시했던 인물로서 지형형성 작용부터 시작해서 하천 지형, 빙하 지형, 화산 지형 등으로 구성되는 지형학 개론서의 기본 틀을 그가 다 완성을 했습니다…(중략)…리히트호펜은 라이프치히 대학에 부임하면서 교수 취임 강연을 합니다. 이 강연을 작은 소책자로 내는데 제목이 ‘오늘날 지리학의 과제와 방법’입니다.
(138) 크롤로지(chrology)는 분포학이 아니라 지역학, 즉 지역지리입니다.
(163) 사우어는 이제 culture history라는 말을 만들고 지리학을 새롭게 정의내립니다. 여기서 culture란 인간이 자연환경을 개조하면서 인공적인 물질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사우어는 아예 지리학이라는 용어 대신 culture history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여, 사우어 학파를 달리 culture historian이라고도 부릅니다.
(169) ‘지리학의 본질’이라는 책 제목은 헤트너의 책 ‘지리학, 그 역사, 본질, 방법’을 패러디한 것ㅇ비니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자기와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모두 지리학의 이단이라고 전제합니다.
- 요소복합
(174) 사우어 학파에서 제시한 개념 가운데 요소복합(element complex)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원래 인류학의 개념으로 문화라는 것이 몇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분해하면 실체나 의미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분리할 수 없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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